F1 더 무비, 브랜드의 선택

🌬️ 바람 BARAM Newsletter | Vol.2025-08-16
[오주석의 브랜드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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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이야기에 베팅한 브랜드
왜 리얼보다 픽션인가? APXGP에 베팅한 12개 브랜드들의 전략적 선택
들어가며
데이터는 무섭다. 개봉 49일만에 우리가 사랑하는 탐 쿠르즈의 미션 임파서블을 제치고 F1 더 무비가 올해 국내 상영작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Mercedes, Tommy Hilfiger, Heineken이 실제 F1 팀 대신 존재하지 않는 F1 팀에 돈을 걸었다. 총 12개 글로벌 기업이 APXGP라는 가상의 팀에 4천만 달러를 투자했고, Apple Studios는 이 허구의 팀을 중심으로 3억 달러 규모의 영화를 제작했다.
결과는 2억 9천 3백만 달러의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이었다. 브랜드들의 베팅이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왜 이들은 실제 F1 팀에 투자하지 않고 영화 속 가상의 팀을 선택했을까? 리얼 스포츠가 아닌 픽션 콘텐츠에 베팅한 이들의 전략적 계산을 분석해본다.
포인트 1. 실제 F1의 한계와 영화의 기회
실제 F1 스폰서십은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의 연속이다. Red Bull은 시즌 내내 1위를 독주할 수도 있지만, Aston Martin처럼 중위권에서 맴돌 수도 있다. 팀이 꼴찌를 기록하면 브랜드 로고는 화면에서 사라지고, 팀 스캔들에 휘말리면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온다. Mercedes-AMG는 2022년 시즌 부진으로 예상보다 적은 노출을 얻었고, 파트너 브랜드들 역시 마케팅 ROI가 기대에 못 미쳤다.
더 큰 문제는 브랜드가 스토리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F1에서는 경기 결과, 드라이버 개인사, 팀 내 갈등 등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다. Hamilton이 팀을 떠난다고 발표하면 Mercedes 파트너 브랜드들은 갑작스러운 전략 수정에 직면한다. 반면 APXGP 영화에서는 브랜드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Expensify는 팀 스폰서로서 영화 내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고, Tommy Hilfiger는 주인공들의 의상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명확히 각인시켰다.
실제 F1 시장의 진입 장벽도 만만치 않다. Ferrari, Mercedes, Red Bull 같은 거대 파트너들이 이미 프리미엄 스폰서십을 독점하고 있어, 새로운 브랜드가 의미 있는 포지션을 확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APXGP 프로젝트에서는 12개 브랜드가 각자 고유한 역할을 맡을 수 있었다. IWC는 시계 파트너십을, 1968년부터 미니어처 자동차 시장을 선도해온 Mattel의 Hot Wheels는 토이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기존 제품 배치와 달리 실제 브랜드들이 허구의 팀을 위해 스폰서가 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이 가능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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