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에서 마주한 새로운 경험_네오 폴리매스
🌬️ 바람 BARAM | 2025.09.07
브랜드 경험, 새로운 바람이 분다 | Special Edition
🧠 비엔나에서 만난 융합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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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주석입니다.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비엔나 TU Wien에서 열린 EKC2025(Europe-Korea Conference on Science and Technology, https://www.ekc2025.org/)에 다녀왔습니다. 17회째를 맞은 이 컨퍼런스에서 저는 BARAM 프레임워크를 활용한 브랜드 경험 평가 방법론을 발표했는데요, 정작 더 큰 수확은 다학제적 연구(Multidisciplinary Research) 세션에서 만난 놀라운 융합의 현장이었습니다.
🌟 네오 폴리매스란? - 비엔나 현장에서의 발견
현대판 르네상스맨의 진정한 의미
네오 폴리매스(Neo Polymath)는 단순히 여러 분야를 아는 것이 아니다. EKC2025에서 목격한 것은 서로 다른 영역의 지식이 어떻게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명이었다.
비엔나라는 도시 자체가 이미 융합의 DNA를 가지고 있다. 1815년 설립된 TU Wien(비엔나 공과대학교)은 독일어권 최초의 공과대학이면서도 슈트라우스 형제 같은 음악가까지 배출한 곳이다. 기술과 예술, 과학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 한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이 만나 펼친 다학제적 연구의 현장은 그야말로 네오 폴리매스의 실험실이었다.
AI 시대를 맞아 더욱 중요해지는 융합적 사고. 단일 전문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들 앞에서, 비엔나의 과학자들은 커피 한 잔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었다.
🔍 융합의 현장: 세 가지 관점의 만남
340년 역사 속에서 발견한 다학제적 사고의 실체
🎵 이승훈 박사의 문화적 접근: 과학을 일상과 연결하다
MR4 세션 "Bridging Science and Society"에서 이승훈 박사(단국대)는 커피 → 비엔나 → 모차르트/베토벤/바하 → 라이프사이언스로 이어지는 놀라운 연결고리를 보여주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1683년 오스만 제국 포위전 이후 게오르크 콜쉬츠키가 세운 비엔나 최초 커피하우스 "Hof zur Blauen Flasche"(푸른 병 아래 집)에서 시작된 커피 문화가 어떻게 음악사와 과학사를 관통하는 문화적 서사가 되었는지를 소개했다.
흥미롭게도 모차르트를 비롯하여 많은 건축가, 음악가, 철학가, 시인들의 예술적 영감과 함께하며 구스타프 클림트, 에곤 실레, 오토 바그너, 지그문트 프로이드 등 수많은 예술가들의 영감과 감성을 깨우는 역할을 했던 비엔나 커피 문화. 단순한 음료를 넘어 창조적 사고의 촉매제였던 것이다.
🔬 한진원 학생의 과학적 분석: 고등학생이 발견한 물리학
"A Study on the Coffee Spilling Phenomena in the Low Impulse Regime" - 이승훈 박사가 소개한 이 연구의 놀라운 점은 저자가 2015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한진원 학생이라는 사실이다. 10년 전 고등학생이 우리 모두가 경험하는 '커피 흘림' 현상을 진지한 물리학 연구 주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핵심 발견은 컵의 진동이 단일 주파수가 아니라 공명주파수 3.8Hz와 손 움직임의 2차 고조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실용적 해결책까지 제시했다는 점이다. "Claw-hand" 기법으로 커피 흘림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정량적으로 증명했다.
흥미롭게도 이 연구는 비엔나의 대표적인 커피인 아인슈페너처럼 크림을 올린 커피가 잘 흐르지 않는다는 생활 속의 과학도 뒷받침한다. 크림의 점성이 액체의 진동을 억제하는 물리학적 효과를 실증한 것이다.
일상의 불편함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엄밀한 과학적 연구로 발전하고, 다시 실용적 해결책으로 돌아가는 완벽한 순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네오 폴리매스적 접근법이다.
🎨 바람 프레임워크의 전략적 융합: 이론과 실무를 잇다
MR6 세션에서는 "Evaluating Brand Experience for Market Entry: The BARAM Framework Applied to Korean Companies in the European Consumer Landscape"를 발표했다. 30년 브랜드 실무 경험과 박사 과정에서 개발한 이론적 프레임워크를 결합한 연구였다.
🎨 Brand - 👥 Audience - 🤝 Relationship - ⚖️ Alignment - ⚡ Momentum
각 요소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브랜드 경험의 총체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럽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는 문화적 맥락을 고려한 브랜드 경험 설계의 중요성을, 유럽의 연구자들에게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었다.
🌱 브랜드 전문가가 본 과학자들의 네트워킹
다양한 전문가들이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 공동체
4일간의 컨퍼런스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공식 세션 밖에서 벌어진 자연스러운 교류였다.
Fuhrgassl-Huber 웰컴 디너에서는 놀라운 역사적 연결고리를 발견했다. 1683년부터 342년간 이어진 이 전통 하이리겐(Heuriger, 와인 선술집)은 비엔나 커피가 시작된 바로 그 해에 설립되었다. 비엔나 근교 Neustift am Walde의 포도밭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과학자들과 함께 나눈 저녁은 시간을 뛰어넘는 융합의 순간이었다.

호텔 사보이엔 클로징 만찬에서는 더욱 놀라운 역사적 발견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이겐 황태자(Prince Eugene of Savoy, 1663-1736)의 이름을 딴 이 호텔은 과거 오스트리아 황실 국가 및 궁정 인쇄소 건물을 개조한 곳이었다. 1683년 비엔나 포위전에서 20세의 나이로 첫 활약을 펼친 바로 그 오이겐 황태자 말이다.

순간 전율이 일었다. 1683년 - 바로 커피가 비엔나에 처음 전해진 그 해, 게오르크 콜쉬츠키가 "Hof zur Blauen Flasche"를 세운 바로 그 해에 오이겐 황태자가 오스만 제국과 맞서 싸웠던 것이다. 342년 후 그의 이름을 딴 호텔에서 한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이 융합 연구의 미래를 논의하고 있다니, 이보다 완벽한 네오 폴리매스적 순환이 또 있을까.
툴루즈가 2026 행사지로 발표된 순간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과학자 커뮤니티가 연결을 이어가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었다. 프랑스 남부의 항공 도시 툴루즈를 단순히 '다음 개최지'로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에어버스와 CNES(프랑스 우주센터)로 대표되는 항공우주 산업의 메카에서 열리는 EKC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한국의 우주 개발과 유럽의 항공우주 기술이 만날 수 있는 무대로서의 상징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런 모습들을 보며 깨달았다. 이들이 구축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학술 네트워크가 아니라 다양한 전문가들이 연결되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 공동체였다. 개별 연구자의 전문성을 인정받으면서도 협력을 통해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내는 전략적 커뮤니티였다.
🛠️ 새로운 경험을 위한 융합 사고법
고등학생의 커피 연구에서 배우는 관찰의 힘
한진원 학생의 연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연구의 출발점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왜 커피를 들고 걸을 때 흘리게 될까?"라는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궁금증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승훈 박사가 소개한 이 사례는 나이나 지위에 관계없이 일상의 호기심이 어떻게 진지한 학문적 탐구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1단계: 일상의 불편함을 과학적 질문으로 전환
- 단순한 짜증 → "이 현상의 물리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 개인적 경험 → "보편적 법칙이 존재할까?"
- 직관적 해결 → "체계적 접근이 가능할까?"
2단계: 다학제적 관점으로 문제 분해
- 유체역학적 관점: 액체의 운동 방정식
- 인간공학적 관점: 손의 움직임과 진동 패턴
- 소재공학적 관점: 컵의 형태와 재질의 영향
- 인지과학적 관점: 사람의 보행 패턴과 예측 능력
3단계: 실용적 해결책으로 완성
- "Claw-hand" 기법이라는 구체적 실행 방안
- 정량적 효과 검증
- 일상생활에서의 즉시 적용 가능성
이런 접근법을 브랜드 실무에 적용해보자.
브랜드 경험의 '커피 스피링' 찾기
- 고객이 반복적으로 겪는 작은 불편함은 무엇인가?
- 이 불편함 뒤에 숨겨진 구조적 원인은 무엇인가?
- 다른 분야의 해결책을 우리 영역에 적용할 수 있을까?
340년 시간을 뛰어넘는 연결고리 발견하기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블루보틀 커피를 설립하여 유럽 최초의 카페인 블루보틀 커피 하우스에서 이름을 빌렸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683년 "Hof zur Blauen Flasche"에서 2002년 "Blue Bottle Coffee"까지, 34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연결된 브랜드 스토리다.
우리 브랜드도 이런 깊이 있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까?
- 우리 산업의 역사적 기원을 추적해보자
- 과거의 지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여지는 없을까?
- 다른 문화권의 접근법을 우리 방식과 융합할 수 있을까?
문화적 맥락을 브랜드 전략에 적용하는 법
이승훈 박사의 발표에서 배운 것은 과학도 결국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2011년에 빈 카페하우스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처럼, 단순한 기능을 넘어선 문화적 가치가 브랜드의 진정한 차별화 요소가 된다.
- 우리 제품/서비스가 만들어내는 '문화'는 무엇인가?
- 고객들이 우리를 통해 경험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 이 의미를 다양한 분야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 이달의 네오 폴리매스 액션
추천 도서: 융합 과학의 역사
- 『커피의 역사』 하인리히 E. 야콥 - 일상 속 과학사의 묘미
- 『비엔나 1900년 삶과 예술, 그리고 문화』 크리스티안 브란트슈태너 - 융합 문화의 전형
체험 활동: 비엔나 스타일 네오 폴리매스 실험
-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에서 3가지 이상의 학문 분야 연결해보기
- 업무 중 마주치는 사소한 불편함을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해보기
- 우리 브랜드와 340년 전 역사적 사건의 연결고리 탐색해보기
커뮤니티: 다학제 학술 네트워크 참여
- 다음 EKC2026 툴루즈 컨퍼런스 관심 등록
- 국내 융합연구학회 활동 참여
- 업종을 넘나드는 정기 스터디 그룹 구성
🌟 마무리: "바람이 머문 비엔나에서의 깨달음"
4일간의 비엔나 여정에서 가장 큰 수확은 한 잔의 커피에 담긴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1683년 터키 포위전에서 시작된 커피 이야기가 2025년 EKC2025까지 이어지고, 한진원 학생의 물리학 연구와 제임스 프리먼의 브랜드 스토리로 현재화되는 모습을 보며, 진정한 네오 폴리매스란 서로 다른 시공간의 지식을 하나의 의미 있는 서사로 엮어내는 능력임을 깨달았습니다.
브랜드 전문가로서 30년간 쌓아온 경험과 박사 과정에서 배운 이론적 체계가 비엔나의 융합적 공기 속에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낸 것처럼, 여러분도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만의 '커피 한 잔'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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