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_Into The Impossible
🌀 이번 달, 바람이 머문 책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 — 브라이언 키팅 지음, 다산초당 출간
한 번쯤은 그런 밤이 있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이 길이 맞는 걸까 의심이 들고,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앞에서 내 안이 텅 빈 것 같은 순간.
브라이언 키팅이 만난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들은 그런 순간을 수도 없이 겪었다.
그들은 성공이 아닌, 실패로부터 방향을 얻었다고 말한다.
가장 인상적인 말은 이것이다.
열정보다 중요한 건 호기심이다.
열정은 방향을 잃기 쉽지만, 호기심은 그 자체로 나아가게 한다.
『물리학자는 두뇌를 믿지 않는다』는 9인의 물리학자들이
삶과 연구를 대하는 태도를 담은 책이다.
그들은 논리보다 직관을 의심하고,
결론보다 질문을 더 오래 붙잡는다.
과학이라는 세계는 거대하고 멀게 느껴지지만,
이 책은 오히려 인간적인 모습으로 가득하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불안과 실패,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
그리고 발견의 순간이 주는 조용한 기쁨.
인공지능이 우리를 대신해 사고하고 판단하는 시대,
타인의 생각을 천천히 들여다보는 일은 여전히 소중하다.
물리학자들의 사유는 문제를 푸는 법이 아니라,
질문을 계속 품고 사는 방식에 더 가깝다.
삽화를 그린 마크 에드워즈는
현대 영국 초현실주의의 거장이다.
그의 그림엔 항상 중절모를 쓴 한 남자와 개가 등장한다.
익명의 존재가 정지된 풍경 속에 서 있는 장면은
책의 분위기와 닮았다.
말 대신 풍경으로 사유하게 만드는 작가다.
최근에는 그의 인스타그램과 Catto Gallery를 통해 다양한 작업도 함께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화려한 결론보다 단단한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올봄, 빠르게 움직이는 시간 속에서
한 걸음 멈춰서기 좋은 책이다.
어느 새 5월이 저물고 있습니다. 계획은 늘 마무리를 못하고 넘어갑니다.
여러분들의 새로운 6월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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