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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통합자 (Knowledge Synthesizer), 주시경을 소개합니다.

측량과 수물학을 배운 어학자입니다. 따로따로 배운 것들이 어느 날 보니 하나였다고 했습니다.
지식 통합자 (Knowledge Synthesizer), 주시경을 소개합니다.
지식 통합자 네오 폴리매스 주시경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글자는 사백 년 전에 이미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적는 법이 없었습니다.

스무 살의 주시경이 순한글 신문사에서 교정을 보다가 알게 된 것입니다. 붙여 적으면 아는 글자인데도 읽히지 않습니다. 읽는 사람이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적는 법이 없어서였습니다. 그것을 만드는 일이 자기 일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주시경(1876~1914)은 아홉 곳이 넘는 학교를 돌며 가르쳤고, 강습원에서는 가르칠 사람을 가르쳤습니다. 거쳐 간 사람이 오백을 넘습니다. 그러면서 적었습니다 — 『국어문전음학』, 『국어문법』, 그리고 1914년 봄에 묶은 『말의 소리』. 그 전에는 배재학당에서 신학문을, 인천 이운학교에서 바다 일을, 흥화학교 양지과에서 측량을, 정리사에서 수물학을 삼 년 배웠습니다.

사람들은 어학자가 왜 땅 재는 법을 배웠느냐고 물었습니다.

주시경이 지금 살아 있어서 같은 열 개의 질문에 답했다면 어땠을까요. 남아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답변을 재구성해, 분석 도구에 그대로 넣어 보았습니다.

※ 이 인터뷰는 가상 인터뷰입니다. 답변은 남아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창작 재구성이며, 본인이 직접 한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인용 부호를 쓰지 않았습니다.


Q. 서로 다른 분야가 연결되는 순간을 경험해본 적 있나요?

있습니다. 측량을 배우던 때입니다.

사람들은 묻습니다. 말을 하는 사람이 어찌하여 땅 재는 법을 배우느냐고. 수물학은 또 어찌하여 삼 년이나 하였느냐고.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말에도 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법을 적으려면 법을 적는 법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저는 그것을 배운 적이 없었습니다.

측량은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 일입니다. 땅에는 선이 없는데 사람이 그어서 비로소 경계가 생깁니다. 수물학은 보이지 않는 관계를 식으로 적는 일입니다. 눈에 안 보이는 것을 종이 위에 세우는 법 — 그 두 가지가 제게는 같은 일이었습니다.

소리도 그렇습니다. 입에서 나와 사라지는 것을 종이 위에 세워야 합니다. 그러자면 선을 그어야 하고 법을 세워야 합니다. 배재에서 배운 것, 이운학교에서 배운 것, 양지과에서 배운 것, 정리사에서 배운 것이 따로따로였는데, 어느 날 보니 하나였습니다.

버린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Q.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본인만의 방법이나 비결이 있나요?

셋입니다.

하나, 가장 작은 것까지 쪼갭니다. 말을 문장으로, 문장을 낱말로, 낱말을 소리로. 더 쪼갤 수 없는 데까지 가면 거기서 법이 보입니다. 쪼개지 않고 보면 그저 덩어리입니다.

둘, 쪼갠 것을 다시 세웁니다. 쪼개기만 하면 부서진 것이고, 다시 세워야 법입니다.

셋, 가르쳐봅니다. 이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혼자 알았다고 여긴 것이 입 밖으로 나오면 반드시 구멍이 보입니다. 배우는 이가 묻는 자리가 제가 모르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르치는 것을 품이라 여기지 않고 배우는 자리로 여깁니다.

Q. 만약 SNS를 하신다면?

이미 하고 있었다고 해야겠습니다. 계정이 없었을 뿐입니다.

아홉 곳이 넘는 학교를 돌며 같은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강습원을 거쳐 간 사람이 오백을 넘습니다. 한 사람씩 얼굴을 보고 했으니 느렸지요. 그런데 느린 만큼 어디서 막히는지가 보였습니다.

그런데 하나 여쭙겠습니다. 에스엔에스라 하셨지요. 그것은 어느 나라 말입니까. 저라면 먼저 이름부터 다시 붙여보겠습니다. 이름이 남의 말이면 그 물건도 끝내 남의 것이 됩니다.

계정을 만든다면 이름은 한힌샘으로 하겠습니다. 크고 흰 샘이라는 뜻입니다. 샘은 제가 판 것이 아닙니다. 원래 거기 있던 것이고 저는 길을 터서 흐르게 했을 뿐입니다.

첫 글에는 이렇게 적겠습니다. 띄어 쓰십시오. 급해서 붙여 쓴 글은 쓰는 사람의 시간을 한 줌 아끼고 읽는 사람의 시간을 한 말 씁니다. 그 셈이 맞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한 번에 만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지요. 그러면 그 가운데 몇 사람이 어디서 막혔는지는 어떻게 아십니까.


분석이 발견한 세 가지

하나, 버린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측량·수물학·언어학이 따로따로였다가 하나로 모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종이 위에 세운다는 원리가 땅의 경계선에도, 수식에도, 소리의 표기에도 똑같이 작동한다는 것을 몸으로 발견했습니다.

둘, 가르치는 자리가 배우는 자리였습니다. 낮에 막힌 데가 밤에 적을 것이 되고, 배우는 이가 묻는 자리가 곧 자신이 모르는 자리가 됩니다. 반쯤 알았을 때 가르쳐보라는 조언은 완성을 기다리지 않고 불완전함을 도구로 삼는 방식입니다.

셋, 쪼개고 다시 세워야 법이 됩니다. 글자는 사백 년 전에 있었지만 적는 법이 없었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해, 없는 규칙을 발명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도구가 붙인 이름은 지식 통합자(Knowledge Synthesizer) — 경계를 넘나들며 패턴을 발견하고, 하나의 관점으로 통합하는 사람입니다.


오백 명이 넘는 사람에게 가르치고, 그 가르침이 다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못 끝낸 것을 저들이 끝낼 것이고, 저들이 끝내지 못하면 저들이 가르친 사람이 끝낼 것이라고. 서른일곱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백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이 글을 우리 글로 읽고 있다는 사실이, 그 말이 맞았음을 보여줍니다.

인터뷰 전문과 에디터 노트는 링크드인 뉴스레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지식 통합자 (Knowledge Synthesizer), 주시경을 소개합니다.
AI 시대의 탐험가, 네오 폴리매스를 소개합니다 말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적은 사람, 그 전에 측량과 수물학을 배운 사람 — 1914년의 주시경 주시경은 말을 연구하고 그것을 가르쳤습니다. 아홉 곳이 넘는 학교를 돌며 가르쳤고, 강습원에서는 가르칠 사람을 가르쳤습니다.

이 분석을 만든 것은 Neo Polymath DNA입니다 — 열 개의 질문으로 흩어진 경력·관심·강점을 읽어 나만의 정체성 리포트를 만드는 AI 진단.

지난 1년 서른여섯 명의 실측 인터뷰에서 귀납된 틀 위에서 만들어졌고, 지금은 초대로 만나뵙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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