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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브랜드 이야기

도시에서 브랜드 경험을 배운다. 우리 삶의 현장이자 관광, 투자, 국가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녹아있는 도시는 브랜드의 무대이자 그 자체로 경험 브랜드다. 런던, 뉴욕, 파리, 도쿄, 싱가포르 등이 여전히 상위권이다. 서울은 이번 2025년 평가에서는 10위권 밖으로 위치한다.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삶의 질, 도시 매력도, 경제적 역량으로 평가 받은 도시 브랜드를 살펴보자.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브랜드 이야기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 브랜드로서의 도시를 읽다

도시, 가장 거대한 브랜드 경험의 무대

안녕하세요, 여러분.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는 특별한 이야기로 시작하려 합니다. 얼마 전 Resonance Consultancy에서 발표한 '2025년 세계 최고의 도시' 랭킹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야말로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가장 거대한 브랜드가 아닐까?

270개 이상의 대도시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단순한 순위를 넘어, 도시가 어떻게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 경험'을 구축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입니다. 30개국 22,000명 이상의 인식을 반영한 데이터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브랜드로서의 도시는 무엇으로 승부하는가?


런던의 10년 연속 1위, 그 브랜드 비밀

런던이 다시 한 번 1위를 차지했다. 10년 연속이라는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런던의 브랜드 전략을 들여다보면, 브랜드 관리의 교과서적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런던의 성공 요인은 세 가지 핵심 브랜드 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1. 문화적 자산의 현대적 재해석
Camden Highline 프로젝트Gatwick 공항 업그레이드는 단순한 인프라 개선이 아닙니다. 이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라는 런던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전략적 움직임이다. 2023년 Heathrow 공항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승객 수를 기록한 것도, 런던이 글로벌 허브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강화해온 결과다.

2. 지속가능성이라는 미래 가치
시장 Sadiq Khan의 3선 연임과 함께 제시된 '2030년 탄소 중립' 목표는 런던의 브랜드가 단순히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는 ESG 경영이 필수가 된 시대에 도시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3. 투자 유치를 통한 브랜드 신뢰도 구축
Salesforce의 첫 AI 센터 런던 설립, 미국 투자자들의 36억 달러 규모 런던 부동산 투자는 브랜드 신뢰도의 구체적 지표다. 브랜드 가치가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Top 10 도시가 보여주는 브랜드 다양성

이번 랭킹의 상위 10개 도시를 보면, 각각이 얼마나 다른 브랜드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순위도시브랜드 포지셔닝
1런던전통과 혁신의 글로벌 허브
2뉴욕회복력과 역동성의 도시
3파리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의 선구자
4도쿄첨단기술과 환대의 조화
5싱가포르비즈니스 친화적 완벽주의
6로마역사와 현대의 완벽한 공존
7마드리드지속가능성 기반 도시 재생
8바르셀로나건축과 자연의 완벽한 균형
9베를린창의성과 포용성의 실험실
10시드니자연과 도시의 이상적 결합

평가 기준에서 읽는 도시 브랜드 전략

Resonance의 평가 기준은 현대 도시 브랜드가 고려해야 할 세 가지 핵심 축을 제시한다:

Livability (삶의 질): 기능적 가치
공공 안전, 교통 인프라, 주거 환경 등 도시의 기본 기능이다. 이는 브랜드의 '기능적 편익'에 해당한다. 아무리 매력적인 브랜드라도 기본기가 부족하면 지속가능할 수 없다.

Lovability (도시 매력도): 감정적 가치
문화 행사, 레스토랑, 나이트라이프 등 도시의 감성적 경험이다. 이는 브랜드의 '감정적 편익'으로, 사람들이 그 도시를 '사랑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Prosperity (경제적 역량): 사회적 가치
경제적 기회, 교육 수준, 기업 환경 등 도시의 미래 잠재력이다. 이는 브랜드의 '사회적 편익'으로, 그 도시가 개인과 사회에 제공하는 성장 기회를 의미한다.


파리의 'Plan Vélo': 브랜드 변화 관리의 교본

파리의 사례는 특히 주목할 만 하다. Anne Hidalgo 시장의 도보 및 자전거 중심 도시 정책은 단순한 교통 정책이 아니다. 이는 도시 브랜드의 근본적 재정의다.

파리 시민의 70%가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다는 사실, 65%의 이동이 도보로 이루어진다는 통계는 브랜드 변화가 성공적으로 내재화되었음을 보여준다. 2026년까지 435마일의 자전거 도로 완성 계획은 '이동의 도시 파리'에서 '지속가능한 삶의 도시 파리'로의 브랜드 진화를 상징한다.

특히 올해 파리 올림픽을 통해 Seine 강에서의 수영 재개(1923년 이후 금지되었던)는 브랜드 약속의 가시적 실현이었다. 시장이 직접 Seine 강에서 수영한 것은 브랜드 리더십의 완벽한 사례다.


도쿄의 미래 지향적 브랜드 건설

도쿄의 사례에서 우리는 미래 브랜드 구축의 정교함을 볼 수 있다.

2030년까지 부분 개방 예정인 도쿄 고속도로의 보행자 전용 공간 변환 프로젝트는 뉴욕의 High Line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도쿄만의 독특한 해석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창조적 적응'의 사례다.

특히 일본의 2030년 관광객 6천만 명, 관광 수익 1,360억 달러 목표는 도쿄가 단순히 경제 중심지가 아닌 '글로벌 문화 경험의 중심지'로 브랜드를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싱가포르: 완벽주의 브랜드의 진화

싱가포르의 사례는 완벽주의 브랜드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입니다.

Marina Bay Sands의 1,000실 추가 호텔 타워와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아레나 계획은 '비즈니스 도시 싱가포르'에서 '라이프스타일 도시 싱가포르'로의 확장을 의미한. Google의 50억 달러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는 아시아 디지털 경제의 중심지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Tuas의 세계 최대 완전 자동화 터미널 건설입니다. 이는 싱가포르가 단순히 '효율성'에서 '미래 물류의 혁신'으로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도시의 가능성: 서울의 숨겨진 잠재력

흥미롭게도 이번 랭킹에서 서울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보고서에서 언급된 서울의 특징들을 보면, 미래 가능성이 상당다:

  • K-문화의 글로벌 확산: BTS, K-드라마, K-뷰티 등의 문화적 영향력
  • 미식 도시로서의 잠재력: 176개 미슐랭 인정 레스토랑으로 전 세계 3위
  • 디지털 혁신의 중심지: 5G, 6G 네트워크의 선도적 구축
  • 기업 생태계: 세계 6위의 Fortune 500 기업 보유

서울의 과제는 이러한 강점들을 일관된 도시 브랜드 내러티브로 연결하는 것이다. "Seoul, My Soul"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이 언급되었는데, 이것이 성공하려면 K-문화의 소프트 파워를 도시 경험의 하드웨어와 어떻게 연결할지가 관건이다.


도시 브랜딩에서 배우는 교훈

이번 랭킹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1. 일관성의 힘
런던의 10년 연속 1위는 브랜드 메시지의 일관성에서 나온다. 정권이 바뀌어도 '글로벌 런던'이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흔들리지 않았다.

2. 차별화의 중요성
각 도시는 자신만의 독특한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다. 파리의 지속가능성, 도쿄의 기술과 전통의 조화, 싱가포르의 비즈니스 완벽주의 등 명확한 차별점이 있다.

3. 미래 가치의 선점
상위권 도시들은 모두 지속가능성, 디지털 혁신, 포용성 등 미래 가치를 브랜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4. 경험의 총체적 설계
단순히 좋은 시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방문자와 거주자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브랜드 메시지와 일치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5. 투자와 브랜드의 선순환
브랜드 가치가 높은 도시일수록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그 투자가 다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다.


마치며: 브랜드로서의 도시가 주는 영감

도시를 브랜드로 바라보는 이번 분석을 통해, 우리는 브랜드 경험 설계의 가장 복잡하고도 정교한 사례들을 살펴볼 수 있다.

270개 도시 중 상위권에 오른 도시들의 공통점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일관된 브랜드 전략이다. 이들은 단기적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수십 년에 걸쳐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발전시켜왔다.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는 우리에게 도시는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일관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 전통과 혁신을 조화시키는 것, 기능적 가치와 감정적 가치를 동시에 전달하는 것... 이 모든 것이 도시 브랜드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5월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