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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don, The Old Coat with AI: 런던, 낡은 코트 속의 인공지능

2026년, AI가 모든 것을 최적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왜 런던의 낡은 골목을 찾는가? BBR, Ministry of Sound, DeepMind를 통해 본 런던의 오리지널리티와 브랜드 경험(BX) 인사이트.
London, The Old Coat with AI: 런던, 낡은 코트 속의 인공지능
비 내리는 런던의 밤거리, 우산을 쓴 행인의 실루엣과 안개 속 빅벤 야경. 매거진 커버 타이틀 LONDON: The Old Coat with AI (런던, 낡은 코트 속의 인공지능)

London, The Old Coat with AI

런던, 낡은 코트 속의 인공지능

Vol: January 2026 Editor: 오주석


[Editor's Letter]

데이터의 강물 위로, 우리가 다시 안개 속을 걷는 이유

여러분, 2026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연초부터 생성형 AI가 쏟아내는 수만 가지의 트렌드 전망 보고서들을 읽으며, 저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런던 익스피리언스 위크(London Experience Week)'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것이 매끄럽게(Seamless) 최적화된 스마트 시티의 시대에, 왜 우리는 굳이 불편한 튜브(Tube)를 타고, 낡은 벽돌 건물 사이를 걸어야 할까요?

그 답은 명확합니다. 런던은 2,000년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 올린 거대한 '물리적 실체(Physical Reality)'이기 때문입니다. AI가 답을 생성할 수는 있어도, 런던의 펍(Pub)에서 맡는 나무 냄새나 템즈강의 차가운 습도까지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오늘 바람 뉴스레터는 4월의 여정을 앞두고 미리 써보는 '런던 브랜드 탐구서'입니다. 과거와 미래가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이 도시의 오리지널리티를 미리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Berry Bros. & Rudd

관계의 원형: 300년 된 마룻바닥과 AI

2026년, 쇼핑 경험은 극도로 개인화되었다. AI 알고리즘은 내 구매 이력과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내가 원할 만한 물건을 0.1초 만에 추천한다. 하지만 그 '정확함'에는 결정적으로 '온기'가 결여되어 있다.

런던 세인트 제임스 거리(St James's Street) 3번지. 1698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와인 상인 '베리 브라더스 앤 러드(Berry Bros. & Rudd)'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시간의 속도를 잊게 된다. 걸을 때마다 삐걱거리는 낡은 나무 바닥, 로드 바이런(Lord Byron)이 몸무게를 쟀던 거대한 저울.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춘 박물관 같다.

하지만 이곳을 죽은 유산이 아닌 살아있는 '오리지널'로 만드는 것은 데이터가 아닌 '대화'다. 이곳의 마스터 오브 와인(MW)들은 태블릿 PC 대신 눈을 맞추며 묻는다. "지난번 가져가신 클라렛은 어떠셨나요? 그날 비가 왔었죠."

이것은 BARAM 프레임워크가 말하는 '미시적 관계(Micro-Relationship)'의 정수다. AI는 고객을 '데이터 포인트'로 처리하지만, BBR은 고객을 '서사(Narrative)를 가진 인간'으로 대우한다. 그들은 와인을 파는 것이 아니라, 와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고객의 삶에 깊숙이 개입한다. 가장 오래된 브랜드가 보여주는 이 '하이터치(High-Touch)' 경험은, 역설적으로 AI 시대에 가장 값비싼 럭셔리가 되었다.


Ministry of Sound

경험의 현주소: 심장을 타격하는 물리적 진동

오는 4월, 전 세계 40개국 750명의 브랜드 전문가들이 집결할 '런던 익스피리언스 위크'의 메인 무대는 엘리펀트 앤 캐슬(Elephant & Castle)에 위치한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Ministry of Sound)'다.

1991년 버려진 버스 차고지에서 시작된 이곳은 본래 하우스 음악의 성지였다. 하지만 2026년의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는 단순한 클럽을 넘어섰다. 낮에는 크리에이티브 계급을 위한 혁신적인 워크스페이스 'The Ministry'로, 밤에는 세계 최고의 사운드 시스템이 울려 퍼지는 경험의 용광로로 변모한다.

메타버스에서 아바타로 춤을 추는 경험이 아무리 정교해진다 한들, 거대한 스피커 앞에서 심장이 물리적으로 진동하는 압도감을 대체할 수는 없다. 브랜드 경험(BX)의 핵심은 결국 오감(Five Senses)의 점유다.

이곳은 '부족(Tribes)'들이 형성되는 공간이다. 90년대에는 레이버(Raver)들이 모였다면, 지금은 창의적인 혁신가들이 모여 서로의 에너지를 확인하고 연대한다. 런던은 알고 있다. 디지털 연결이 과포화될수록,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서로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는 '물리적 광장'을 갈망한다는 것을.


Google DeepMind

지능의 미래: 기차역 옆에서 태어난 알파고

런던의 시계 바늘을 미래로 돌려보자. 해리포터가 호그와트로 떠나던 킹스크로스(King's Cross) 역. 과거 석탄을 나르던 검은 땅은 이제 런던의 두뇌가 되었다. 바로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본사가 이곳에 있기 때문이다.

왜 실리콘밸리의 차고가 아니라 런던의 기차역 옆인가? 구글이 짓고 있는 수평형 마천루 '랜드스크레이퍼(Landscraper)'는 그 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딥마인드의 엔지니어들은 코딩을 하다가 밖으로 나와 센트럴 세인트 마틴(CSM)의 패션 학도들과 섞이고, 100년 된 운하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신다.

창의성은 동종(同種)의 결합이 아닌, 이종(異種)의 충돌에서 나온다. 기술(Tech)과 예술(Art), 과거(Heritage)와 미래(AI)가 충돌하는 킹스크로스의 인문학적 토양이야말로 AI에게 '윤리'와 '창의성'을 불어넣는 원천이다.

런던이라는 브랜드는 킹스크로스를 통해 전 세계에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미래의 지능은 차가운 서버실이 아니라, 문화적 맥락이 살아 숨 쉬는 곳에서 완성된다."


The Neighborhood

Elephant & Castle: 거친 뒷골목의 매력

4월의 여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주인공은 행사가 열리는 동네, 엘리펀트 앤 캐슬(Elephant & Castle)이다.

이곳은 메이페어(Mayfair)처럼 화려하지 않다. 거칠고(Gritty), 투박하며, 때로는 혼란스럽다. 하지만 2026년의 트렌드 세터들은 바로 그 '다듬어지지 않음'에 열광한다.

버려진 제지 공장을 개조한 커뮤니티 키친 '메르카토 메트로폴리타노(Mercato Metropolitano)'에는 전 세계 40여 개의 음식 가판대가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없다. 모든 식재료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소싱되며, 로컬 주민들과 함께하는 쿠킹 클래스가 매일 열린다.

근처의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Southwark Playhouse)'에서는 웨스트엔드의 대형 뮤지컬 대신,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연극이 365일 올라온다. 런던은 낙후된 곳을 싹 밀어버리고 유리 건물을 세우는 대신, 그 지역이 가진 '고유의 서사(Narrative)'를 보존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것이 바로 도시 재생의 오리지널리티다.


[BARAM Insight]

오리지널리티는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런던은 단순히 '옛것'을 잘 지키는 도시가 아닙니다. BARAM의 관점에서 본 런던의 핵심 경쟁력은 '연결(Alignment)'에 있습니다.

BBR의 낡은 저울(Past)과 딥마인드의 알파고(Future)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본질에서는 완벽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런던은 이 이질적인 것들을 단절시키지 않고, '경험(Experience)'이라는 접착제로 끈끈하게 연결했습니다.

AI 시대, 우리 브랜드가 가져야 할 모멘텀(Momentum)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가진 고유한 서사를 지워버리는 대신, 과거의 유산과 미래의 기술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다가오는 4월 16일, 저는 그 답을 찾기 위해 런던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의 스피커 앞에서, 그리고 엘리펀트 앤 캐슬의 거친 골목에서 발견하게 될 인사이트들을 다녀와서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런던에서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

"4월, 런던의 공기를 가장 먼저 받아보세요"

Next Destination: London Experience Week 2026

4월, 에디터는 런던으로 떠납니다. 미니스트리 오브 사운드의 스피커 앞과 엘리펀트 앤 캐슬의 거친 골목에서 발견한 인사이트를 담아 [런던 익스피리언스 위크 2026 스페셜 리포트]를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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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 Lin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