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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시간이 만나는 곳, 베르가모

치타 바사에서 치타 알타로 오르는 푸니콜라에는 시간을 잇는다. 객차는 현재에서 과거로 고도를 따라 시간 여행을 한다.
두 개의 시간이 만나는 곳, 베르가모
Photo by Tom Podmore / Unsplash

푸니콜라레, 시간을 잇는 작은 객차

베르가모에서 치타 바사(낮은 도시)에서 치타 알타(높은 도시)로 오르는 푸니콜라레에 몸을 맡기는 순간, 나는 단순히 고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10명 남짓 태운 아담한 객차가 천천히 상승하면서, 현재는 발아래로 멀어지고 과거는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상하게도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이런 수직적 시간 여행을 제공한다. 꼬모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브루나테로 오르는 푸니콜라레, 몽블랑이 장관을 이루는 몽트뢰 근처 부뵈의 케이블카, 도노스티아에서 이겔도 산으로 향하는 오래된 궤도차량까지.

수직선이 만드는 경험의 차이

왜 유럽 도시들은 이토록 푸니콜라레를 사랑할까?

베르가모에서 그 답을 찾았다. 치타 바사에서는 현대적 상점들과 트램이 다니고, 사람들이 바쁘게 일상을 살아간다. 반면 치타 알타에 오르면 중세의 벽돌길과 베키아 광장의 분수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공간 사이의 물리적 거리는 고작 몇 분이지만, 시간적 거리는 수백 년이다.

꼬모의 푸니콜라레 역시 마찬가지다. 아래는 국제적 휴양지의 화려함이, 위로 올라가면 소박한 산동네의 정취가 기다린다. 도노스티아에서 이겔도 산에 오르면 바스크의 오랜 역사가 발아래 펼쳐진 현대 도시를 내려다본다.

연결과 단절 사이에서

푸니콜라레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경계를 허무는 마법의 통로다. 베르가모에서 내가 경험한 것처럼, 과거와 현재가 서로를 부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나는 어쩌다 B, 스치듯 떠나는 유럽 여행에서 베르가모에 대해 이렇게 썼다:

"과거의 흔적을 밀어내지도 새로움을 거부하지도 않으며 자연스럽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푸니콜라레가 주는 교훈이다. 급작스러운 변화나 단절이 아닌, 부드러운 연결. 혁신과 전통이 갈등하지 않고 서로를 보완하는 방식.

기억 속 푸니콜라레들

몽트뢰에서 부뵈로 향하는 케이블카에서는 레만 호수의 푸른 물결이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보여줬다. 도노스티아의 이겔도에서는 칸타브리아 해의 거친 파도 소리가 바스크인들의 오랜 항해 역사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각각의 푸니콜라레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올라가면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한다는 것. 그것이 파노라마든, 역사든, 아니면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든.

베르가모의 선물

베르가모의 푸니콜라레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관광지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시간대를 오가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마지막 장면이 베르가모에서 촬영된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사랑의 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이 한 공간에 공존할 수 있는 곳. 슬픔도 아름다움도 모두 품을 수 있는 곳. 그래서 베르가모는 기억을 만드는 도시가 되었다.

다음에 유럽의 어느 도시에서 푸니콜라레를 만나게 된다면,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자. 당신은 지금 어떤 시간을 떠나 어떤 시간으로 향하고 있는가?


푸니콜라레가 선사하는 수직적 시간여행, 그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공간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수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