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ndredi Gourmand : 미디어가 된 브랜드, 파리 5구에 닻을 내리다
Vendredi Gourmand : 미디어가 된 브랜드, 파리 5구에 닻을 내리다
Vol: June 2026 · Section: Brand · Editor: 오주석
[Editor's Letter]
바람(BARAM)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4월 런던 일정을 마치고 파리의 한적한 뤽상부르 공원을 찾았습니다. 공원 동문 앞, 길 하나를 두고 20~30미터 앞에는 아주 오래된 중국 식당이 있었습니다. 1995년, 스마트폰 없이 지도를 펼쳐 들고 다녔던 배낭여행 시절, 가난한 여행자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했을 때 유럽 한복판에서 만나는 홍콩 스타일의 볶음밥은 허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지친 여정을 위로하는 최고의 선택지였습니다.

흥미롭게도 이곳은 또 다른 1990년대 배낭여행자의 기억이 서린 곳입니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이 중국 식당 맞은편의 뤽상부르 공원 한구석은, 청년 김어준이 밤추위를 피해 노숙을 했던 바로 그 장소입니다.
이제 그 낡은 공간이 한국의 기본 장(고추장, 된장, 간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캐주얼 다이닝, 'Vendredi Gourmand(방드르디 구르망)'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다가오는 6월 30일 예약을 시작하는 이 공간 뒤에는 소수의 팬덤을 넘어 압도적인 대중적 영향력을 지닌 거대 미디어 브랜드 '김어준'이 존재합니다.
이번 호외편에서는 상상력을 물리적 실체와 서사로 확장해 내는 브랜드의 강력한 모멘텀을 분석합니다.

Brand: 제품을 넘어 다차원적 라이프스타일 미디어로 진화하다
오늘날의 브랜드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오디언스에게 다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미디어로 진화했다. 김어준이라는 브랜드는 이미 팟캐스트와 유튜브라는 방송 매체를 넘어섰다. 만년필 프로젝트를 비롯해 '노 험블(No Humble)'이라는 당당한 철학을 담은 셔츠와 바지 등 의류 라인업(nonohumble.com)까지 론칭하며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토를 확장해 왔다.

파리 5구에 들어서는 식당 역시 갑작스러운 외도가 아니다. 이는 매주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의 인기 코너 '금요미식회'에서 요리하는 기자, 김정수 셰프가 치열하게 연구해 온 결과물이다. 한국적인 단품 요리와 발효 미식의 베이스가 된 레시피들은 마침내 파리라는 물리적 공간을 얻었다. 콘텐츠로 축적된 세계관이 미식이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오디언스에게 투사되는 완벽한 상징적 공명(Symbolic Resonance)의 과정이다. 공간, 메뉴, 그리고 브랜드의 서사까지 촘촘하게 엮어낸 이 기획은 브랜드 정체성의 선명함(Identity Clarity)을 극대화한다.
Audience: 소수의 연대에서 거시적(Macro) 공중으로
초기에는 뾰족한 스탠스를 공유하는 소수의 핵심 고객(Core Customers)에서 출발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의 김어준 브랜드는 서브컬처를 넘어, 방대한 디지털 아카이브가 증명하듯 압도적인 트래픽을 거느린 거시적(Macro) 차원의 거대한 공중(Public)이자 주류 미디어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수동적인 시청자가 아니라, 브랜드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노 험블' 의류를 기꺼이 소비하고, 파리라는 낯선 거점의 식당 방문조차 열망하는 능동적 오디언스(Active Audience)이다.
Relationship: 노숙의 서사와 겹겹이 쌓인 헌신적 파트너십
미디어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오디언스의 기대와 어긋나지 않을 때 생명력을 유지한다. 뤽상부르 공원에서 노숙하던 청년이 30년 뒤, 그 앞의 가장 오래된 식당 자리를 인수해 한국의 미식을 전파한다는 서사는 오디언스에게 강력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오랜 시간 사회적 역경을 돌파하며 축적된 신뢰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 깊은 자아연결(Self-Connection)에 기반한 '헌신적 파트너십(Committed Partnerships)'이라는 굳건한 관계를 형성했다.
💡 BARAM Insight: Momentum Analysis
Momentum =
f(Brand, Audience, Relationship) *Alignment
BARAM Framework
- Brand: 만년필, 의류, F&B(방드르디 구르망)로의 확장: 브랜드 고유 의미와 세계관의 다차원적, 상징적 투사
- Audience: 미시적 팬덤을 넘어 거시적(Macro) 공중으로 진화한 오디언스: 압도적 트래픽을 기반으로 한 거시적 공중 관계(Public Relationships) 형성
- Relationship: 개인의 노숙 서사와 결합된 헌신적 파트너십(Committed Partnerships) : 시간과 함께 축적된 강한 감정적 애착(Love/Passion) 및 서사의 동기화
- Alignment: 방송(금요미식회) 콘텐츠가 실제 공간(파리 5구) 경험으로 완벽히 정렬 : 브랜드 의도와 오디언스 경험(Experience Congruence)의 정밀한 일치
- Momentum: 서사적 경험 확장을 통한 모멘텀 강화 (Re-engage / Rebuild) : 물리적 공간 경험으로 확장하는 성공적인 개입(Intervention)
🖋️ Epilogue
1995년의 가난했던 배낭여행자가 허기를 달래던 낡은 중국 식당은 이제, 뤽상부르 공원에서 쫓겨나 노숙을 견뎌냈던 또 다른 여행자의 서사와 만나 '노 험블(No Humble)'의 당당한 태도를 입은 미식의 공간으로 거듭납니다. 매주 '금요미식회'에서 치열하게 연구되던 한국적인 장(醬) 베이스의 단품 요리들이 파리의 한복판에서 실체화되는 이 궤적은, 진화하는 미디어가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오디언스와 어떻게 깊게 공명하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음에 파리에 가면, 제가 좋아하는 5구에 기분 좋게 들러야 할 곳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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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의 소음 속에서 자라난 브랜드가 거대한 공중(Public)과 함께 어떻게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내는지, 그 본질적인 전략에 대한 깊은 논의는 다가오는 오프라인 현장에서 이어가려 합니다.
[BARAM 6월 25일 특강 안내]
주제: AI 시대의 브랜드 경험과 전략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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